소장 인사말
금융 AI의 미래를 넘어,
신뢰할 수 있는 AI를 연구합니다
금융 AI 리스크 관리 연구소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30년을 자산운용 현업에서 보냈습니다. 1990년대 후반 파생상품 차익거래로 시작해 퀀트 모델을 만들고, 최근 몇 해는 인공지능을 운용 체계 안으로 들여오는 일을 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반복해 마주한 질문이 있습니다. 이 모델이 내린 판단을 나는 설명할 수 있는가. 설명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성과가 좋을 때는 아무도 묻지 않지만, 한 번 어긋나면 가장 먼저 돌아오는 물음입니다.
2026년 인공지능기본법과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이 물음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제도의 것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규범이 갖추어졌다고 해서 실무의 판단이 쉬워지지는 않았습니다. 국제 표준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고 국내 규율은 층층이 겹쳐 있어, 무엇을 먼저 갖추어야 하는지가 여전히 분명하지 않습니다. 현업에서 점검표는 늘어났지만 그 점검표들이 서로 어떤 관계인지 알려 주는 지도는 없었습니다.
연구소는 그 지도를 그리고 관리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저희는 금융권 AI 리스크를 다섯 층과 여섯 생애주기 단계의 좌표계 위에 놓고, 각 좌표에 책임의 소재와 통제 수단을 대응시키는 K-FAIR 프레임워크를 제시합니다. 규율이 바뀌면 그 변화가 좌표계의 어디에 해당하는지 밝히고, 금융회사가 자기 조직의 위치를 확인해 다음 과제를 정할 수 있도록 진단 도구를 제공합니다.
이 일은 학계만의 것도, 현업만의 것도 아닙니다. 감독당국이 설계한 규율은 현장에서 작동해야 의미가 있고, 현장의 통제는 규율의 언어로 설명될 수 있어야 인정받습니다. 연구소가 그 사이를 잇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금융회사 실무자, 감독·정책 담당자, 연구자와 학생 여러분의 참여와 비판을 기다립니다.
금융 AI 리스크 관리 연구소 소장
김 홍 곤

